맘몬신
(브르더 호프의 독일어판 소식지인 der Pflug Nr.53에 실린 Eberhard Arnold의 글 Der Gott
Momm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삶이 사랑이라면, 그리고 사랑은 더불어 사는 것을 의미한다면, 모든 생명체는 서로 서로 연결되어 삶을 형성하고 진행시키고 확산해 간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우리에게 떠오른다. 그렇다면 오늘날 세상 안에 죽음과 파괴, 서로 배척하며 죽이는 일이 만연되어 있는 것은 어쩐 일인가?
   이 세상에는 서로를 연결시키고 모든 것을 함께 하도록 하는 생명과 사랑의 힘만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는 또 다른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이 다른 힘은 정반대의 원리이다; 그것은 생명을 파괴시키는 죽음이다; 그것은 사랑의 연합을 갈기갈기 흩어버리는 분리와 파괴이다. 그것은 생명체를 병들게 하고 망가뜨리는 중독이다. 그것은 살인이며 생명을 죽이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화와 자아추구의 권세이다; 그것은 소유하려는 욕망의 권세이다.  그것은 살아있는 것들의 공동생활을 파괴하려는 권세들이다. 세우려고 하는 힘과 창조적인 에너지의 곁에는 죽이는, 살인하는, 종속시키는 그리고 둘로 나누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이 대립의 실제적 긴장이 바로 우리가 오늘날 서로서로 나누고 있는 삶을 이룬다. 사람들이 삶을 위해 예배와 경건을 추구하려 할 때, 사람들이 종교를 갈망할 때 바로 이 양자택일에 직면한다-하나님이냐 맘몬이냐?
   모든 종교적인 것은 하나이며 비종교적인 태도가 다른 쪽에 속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경건한 것과 비경건한 것 사이에 전혀 다른 선을 그을 때 더욱 더 깊은 의미에서 진리에 일치하는 것이다. 종교를 자칭하는 모든 것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라도 어떻게든 그 본질을 움직이는 한 힘과 관계를 맺고 있다. 모든 관계들이 실제로 동일한 세계중심, 동일한 삶의 내용에 연결되어있는가는 의문이다. 그리스도인으로 자칭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증언하는 모든 사람들이 실제로 하나님과 미래왕국의 메시아의 아버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그들의 종교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종교는 아닌지 의문이다. 종교적인 삶과 기독교적 삶까지도 인류의 관계를 부패로 이끄는 악마적 권세들에 의해 움직여지지 않는지 의문이다.
 그리스도에 따라 자신을 "교회"로 지칭하는 거대한 세계기구가 예수가 아주 다른 법의 하나님으로 고백했던 그 하나님과 아버지가 아닌 다른 하나님을 섬기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다. 실제적으로 부를 보장해 주었고 맘몬을 신성시하고 전함들에 세례를 주고, 전쟁에 나가는 군인들을 축복했던 그 큰 교회가 가장 깊숙한 본질에서는 말로 고백하고 있는 그를 부인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기독교 국가가 전의 그 어떤 것보다 더 하나님을 대적하는 기구는 아닌지 의문이다. 교회주의를 보호하는 것과 부자들의 특권을 보호하는 것과의 관계가 하나님께서 오시고 예수께서 정의로운 질서를 바로 세우시게 될 때 이루어질 것과 결정적으로 반대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여기에 가장 크고 거룩한 것-교회와 국가에 대한 경외심-이 사탄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은지, 부자들과 소유주들을 옹호하는 것이 실제로는 사탄주의가 아닌지, 이 사탄주의가 동료 인간들을 살인하며 살육하는 소유욕의 최고조에 이르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혁명적 물음이 있다. 이 몰록을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의 아버지와 동일시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는가?
   오로지 맘몬정신을 통해서만 전쟁들이 일어난다. 오로지 맘몬정신을 통해서만 상업적인 사랑, 도상에서 육체를 더럽히는 것이 존재한다. 너희는 하나님과 맘몬을 겸하여 섬기지 못할 것이다!
   초대 기독교가 엄밀히 이 현시대의 종교성을 실제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는 것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다. 예수의 첫 증인들이 세상에 전했던 소식은 아주 다른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모든 가치들이 뒤엎어지는 것에 대한 소식이었다. 도래하게 될 아주 다른 것에 대한 이 소식을 그리스도인들은 은폐된 소식으로 증언했다- 이 시대의 신이 그들의 생각을 눈멀게 한 타락한 사람들에게 은폐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 정의와 일치와 사랑을 세우실 도래하는 하나님, 이 미래의 하나님, 이 시작과 마침의 하나님에 대립하여 중간신, 이 시대의 하나님이 서있다. 이 욕망의 하나님, 살인적인 점유 획득의 하나님, 착취와 유지의 하나님-이것이 이 시대의 정신이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증언한다: 우리는 이 세상의 영을 갖지 않고 신성의 깊은 것을 연구하고 그에 의해 인식된 자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한 영을 갖고 있다.
   예수께서는 이 맘몬정신의 특성을 극명하게 묘사하셨다; 예수께서는 소유자들의 종교성을 드러내셨다. 그는 이 영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죽음과 살인의 영을 숭배하는지 보여주셨다. 이 맘몬정신을 통해 전쟁들이 발발되고, 이 영을 통해 부정함이 상업적인 일이 되며 이 영의 소유의지를 통해 살인과 거짓이 일상의 반복이 된다.

   예수께서 설명하셨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오늘날에도 역시 예수께서 말씀하셨던 이 크고 엄청난 싸움에 대해 흥정된다: 하나님이냐 맘몬이냐? 맘모나(Mamona)는 아람어로 부를 뜻하며 예수께서는 그 뒤에 사탄의 실제적인 힘을 보셨고 심지어 사탄은 예수께도 말을 걸었었다: "네가 나에게 엎드려서 절을 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겠다."(마:4:9) 우리가 외적인 것들을 평가하는 가치가 우리삶을 지배하는 힘이 되지 않고는 외적인 향락생활의 안락에 빠져들 수 없다. 모든 맘몬주의는 숭배의 한 형태를, 이러한 것들을 경배하는 드러나지 않는 한 형태를, 하나님을 대적하는 결정을 의미하는 그것들에 대한 사랑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종이 되는 것과 맘몬의 종이 되는 것을 서로 연결시켜 보려는 시도는 항상 실패하게 되어있다. 자신의 한 마음으로 사람은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지지해야 하며 맘몬은 업신여겨야 한다. 하나님과 돈은 인간이 둘 중에 선택해야만 하는 두 주인이며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삶과 노력의 두 목적이다. 그러므로 고대 기독교의 성서연구자들은 맘몬을 악마의 한 이름인 바알세불로 설명하였고 또는 사탄의 나라에서 특별한 방법으로 돈과 관계하는 한 귀신의 이름으로 간주하였다.
   맘몬주의 안에서는 육체적인 안락함과 물질적인 행복, 편리함과 향락생활을 추구한다; 그것은 삶으로부터 단지 요구하는 것만을 아는, 가능한 한 많은 삶의 이익과 향유와 안락함에 도달하려고 하는 아주 가엾은 인생관이다. 편하고 안락한 삶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물질적인 재산에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그렇게 하는 사람은 물질적 재산에서 부유하게 되는 것을 하나의 큰 가치로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외적인 것들의 가치에 압도당한 사람은 이미 그 힘의 지배아래 있는 것이다. 취하고 또 다시 취하려고만 했던 그의 가난함이 그를 종으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단지 주고자 하고 선물하고자 하는 삶의 부요함을 그가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맘몬주의의 귀결은 삶에 대해 취하고자 하는 입장이다. "삶아, 너는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 그것은 오직 권리만을 이야기하고 모든 일에 있어 궁극의 목적을 보수와 이익으로 삼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부자거나 가난하거나 돈과 소유, 이익과 특권, 감각적인 행복과 안락함을 추구하느라 으레 그 외 모든 것은 뒤로 제쳐지는 게 사실이다. 믿는 자들 안에서도 깊숙이 기독교 공동체 생활을 위협했던 오래된 그리고 항상 새로운 위험으로써의 돈을 사랑함의 존재가 증명된다.
   자기극복과 삶의 극복만이 맘몬숭배의 잘못되고 저급한 삶을 벗어버리게 하고 더 고상한 삶으로 이끌 수 있다- 믿는 자들의 대열 밖에서 또한 확신되고 있는 인식이다. "네 자신의 불꽃 가운데서 네 자신을 태워야만 한다! 어찌 먼저 재가 되지 않고서 새롭게 되려고 하는가!"라고 짜라투스투라는 말했다. 그리고 괴테는 "이것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이 '죽어라 그리고 되어라'를/ 당신은 단지 우수에 찬 손님/ 이 어두운 땅 위에."라고 말했다.
   그러나 옛 독일의 신비주의자인 Eckhart가 어찌 "자신을 벗을 수 있는가"리 표현했듯이 사람이 맘몬의 종으로 묶여 있다면 괴테가 언급했던 "되는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사람이 먼저 힘센 사람을 묶어 놓지 않고, 어떻게 그 사람의 집에 들어가서 세간을 털어 갈 수 있느냐?" 힘센 자가 무장하고 자신의 집을 지킨다면 그의 소유는 안전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자가 쳐들어 와 그를 이긴다면 이제 그가 의지했던 무장을 해제하고 자신의 노획물을 나눌 것이다.
   예수는 그 힘센 자를 이기고 그의 무장을 벗겨내고 사슬로 묶는 더 힘센 자이다. 십자가는 악마의 맘몬구조물을 누르는 승리이다. 십자가의 승리는 맘몬숭배의 죄로부터, 비하된 삶의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신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이제부터는 자기들 스스로를 위하여 살지 않고, 자기들을 대신하여 죽으셨다가 살아나신 그를 위하여 살게 하려는 것입니다....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그와 함께 살 것을 믿습니다." 그러므로 " 여러분은 땅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지 말고, 위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십시오." 맘몬에 대해서 죽으면 여러분은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삶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