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미디어를위한교사운동 (http://cleanmedia.njoyschool.net/) 의 대표이신 옥성일 선생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기윤실칼럼난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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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빠진 우리 아이 구하기
        
중고생뿐 아니라 초등학생도 필요 없이 매우 바쁜 나라. 어린 아이들조차 선수 학습이나 영재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숨쉴 틈이 없는 나라. 그래서 어느 아파트단지에서는 아무도 뛰어 놀지 않는 아파트 놀이터를 헐고 주차장을 만들려 했다고 한다. 어른들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건강한 가정의 꿈을 접어가며 책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숨쉬고 싶다
약간의 틈만 나면 아이들은 목을 축이듯 오락기나 컴퓨터를 켠다.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은 마음의 위로를 얻는 것조차 인터넷과 게임에 의존한다. 그것이 폭력적이건 악영향을 주는 것이건 아이들에게는 다음 문제다. 그러면서 점점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많은 경험과 가치들은 TV와 게임, 인터넷을 통해 형성되어 간다. 이제는 얼굴을 마주하면서 인간관계를 만들고 협력하기보다는 아이디와 타자 솜씨, 게임 능력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가장 중독성이 강하다는 온라인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다. 게임 속에서는  1시간이  1분처럼 느껴지며, 건강은 물론 생활의 리듬마저 쉽게 잃어버린다. 최근 유행하는 '아바타'를 치장하기 위해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용돈을 쉽게 낭비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의 청소년들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폭력과 사기, 해킹 등 온갖 사회악을 경험하고, 그렇게 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냉혹한 삶의 법칙을 배우고 있다. 심지어 돈벌이를 목적으로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도 있다. 초등학생마저 이런 게임을 하도록 등급을 정한 기관과 이런 현실을 방치한 기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대로 용납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게임 속에서 돈벌이를 위해 오늘도 아이들은 망가지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돌봐야 하나?
자녀가 사이버세계에 대한 건강한 사용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게임과 컴퓨터에 대한 기초 지식을 익혀야 한다. 그래야 컴퓨터 사용에 대해 자녀와 대화하고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고 개입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에서 지켜야할 규칙을 정해 놓고 일정한 시간에 할 일을 하고 게임을 하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녀들이 선호하는 게임물이 나이에 맞는지 게임의 등급을 확인하고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절제를 잘 하지 못하는 자녀들은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사용을 제한할 필요도 있다. 불건전한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우연히 성인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다)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초기에는 예방이 최선의 방법 일 수 있다. 말을 알아듣는 나이가 되면 가정에서의 규칙을 정할 때 자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면서 규칙을 정한 이유를 설명하고 자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아야 한다. 또한 규칙을 준수하는 정도에 따라 보상과 제한을 일관되게 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규칙을 가족이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놓아야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되면 혼자 있을 때 시간 사용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가족이 함께 의논하는 것이 좋다.
무료 인터넷 게임이나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게임들도 많다. 이런 게임들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유료게임은 금전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몰지각한 게임회사의 경우 보호자의 동의와 확인과정 없이 쉽게 게임비를 결제하게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집으로 청구되는 카드와 전화비의 사용내역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정에서 모든 것이 원활히 되었다해도 우리 사회에는 중독을 부추기는 환경이 즐비하다. 따라서 이런 모든 정보를 자녀 친구의 부모님과 공유하고 아이와 관련된 이들과의 관계망을 만드는 것이 좋다. 친구 집에도 뛰어난 게임환경이 많기 때문이다. 또 PC방(게임방)의 출입 여부를 잘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잘 설득하여 출입을 자제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지역 PC방의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10시 이후까지 받는 경우는 없는지, 담배연기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곳은 아닌지, 성인용 동영상이나 게임물을 마음대로 보거나 실행시킬 수 있는 곳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PC방의 환경이 청소년들에게 불건전한 환경이라면 학부모들의 조직적 압력이 필요하다.
잃어버린 균형 잡기
모든 중독이 그렇듯 게임 중독은 게임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 자리잡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삶이 균형 잡힌 아이로 기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 독서, 취미활동과 클럽활동, 교회활동, 시민단체에서의 활동 등 청소년기에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장려해 주어야 한다. 혹 그런 활동들이 학습에 장애는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때로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우리 아이의 계획을 도와주고 격려해 주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야 한다. 영육이 건강한 삶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자녀가 공동체에 참여해서 협력의 즐거움과 사회적 책임을 키우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독은 절제가 사라지고 스스로 판단하기를 억제 당한 아이들에게 나타나기 쉽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을 유혹하는 중독성 강한 게임들은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 게임이 얼마나 다양하고 재미있는지 빠져본 사람은 안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먼저 조절력을 길러주고, 지역과 사회차원에서 청소년에게 해를 끼치는 매체에 대한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소비자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유료 온라인 게임의 경우 게임 제작사를 찾아 문제점을 지적하고 항의를 통해 게임시간을 제한하고 비폭력적인 게임이 장려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목소리를 내야한다. 부모가 준 용돈으로 자녀들이 게임 중독환자가 되도록 방치한다면 이 역시 부모의 책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봄이 가기 전 자녀와 함께 보낼 계획을 짜 보자.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한다면 머지않아 자녀가 당신을 버릴 때가 올 것이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에는 변함이 없다.

옥성일 | 서울고 교사, 깨미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