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한 자유교회인 ‘하나님의 교회’ 연합에서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잡지 Perspektiven-Christsein und Gemeinde heute(전망-현대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회) 2001년 6-7월호에서 뽑아 번역한 글입니다. Perspektiven에 실렸던 글들은 www.fbgg.de/perspektiven에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페트라 피아터 글 / 김여주 번역

# 좁은길(궁핍)

“... 보험료도 지불해야 하고 이런 저런 일반경비를 다 제하고 나면 7월 생활비가 200마르크(약16만원)가 채 안 되는데... 어떡하지?”
“흠, 나도 모르겠소. 더 줄일 수 있는 게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두 사람은 다시 계산해 본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물품구입은 삭제된다. 벌써 이렇게 몇 달 전부터 구입이 미루어진 물건도 여럿이다.

빨간 줄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여전히 숨에 가쁘다. 휴가여행은 여러 달째 생각도 못하고 있다. 적어도 아이들은 이번 한 주일간 친구들과 떠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이들은 여행을 포기하려하지 않을 것이다. 골똘히 궁리도 해보고 계산도 해보다가 그가 갑자기 말을 꺼낸다.
“다음 두 달 동안 십일조를 내지 않고 그냥 남는 것을 헌금하면 어떨까?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요즘 지갑이 두툼하지 않다는 것을 아실테니까... 그래, 슈나이더씨 가족도 여름부터 휴가로 고향에 가시니까 평상시처럼 보조금(Unterstuetzung)이 전부 필요하지는 않을 테고. 그냥 우리 몫으로 남겨두면 훨씬 해결이 쉬울 거 아냐!” 그들은 침묵했다.

어떻게 보면 논리적인 듯했다. 더욱이 건강한 사람의 판단이라면 유혹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또 그렇게 한다. 왜 안 된단 말인가?! 그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렇지만 옳아 보이지는 않았다. 이와 같은 생각에는 불유쾌함이 내재되어있었다. 믿음을 거스르는 돈?
“잘 모르겠어요...”
결국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다시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어리석은 생각이었소...”
이번엔 그가 말했다.
“그러지 맙시다. 어떻게든 되겠지!”

일주일 후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야영을 간다. 그리고는 “모험적인 여행”에 열광하고 도취해서 돌아온다. 남은 휴가기간은 그동안 별로 시간을 낼 수 없었던 가족이 함께 지내는 시간으로 쓴다. 놀이를 할 때, 수영을 하러 갈 때, 산책할 때 오랫동안 갖지 못했던 이야기 나눌 시간이 많다. 의견차이도 사라졌다. 각기 다른 시각도 서로 들어주고 받아들이게 된다. 가족이 아주 새롭게 결속한다. 아이들은 다음해에도 가족을 위한 시간을 꼭 다시 갖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기꺼이 먼 여행도 포기한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족을 위한 축복이 되었다. 그 어려움이 새롭게 만족과 조화의 가치를 알게 하였다.

(말 3:10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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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엽서를 받고 나서

카드에는 그림 같은 풍경과 명장들이 펼쳐놓은 건축물을 볼 수 있었다. 카드를 게시한 메모판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모두 감탄했다. 카드 표면의 찢어진 부분은 최소한 두명 중 한명은 뒷면을 읽어보려고 카드를 떼어 냈었음을 암시했다. 이 카드가 교회의 대화주제가 되었다.

“우리는 지중해의 매력을 누리고 있습니다. 해안가의 생선 요리도 정말 좋군요. 별 세개 호텔에서 진심으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신화 속에 나오는 듯한 건축물을 보면 문득 미니십자군원정에 들어선 듯 합니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유감스럽게도 휴가가 벌써 반이나 지났군요. 지금까지 감사히 잘 지냈고, 여러분에게 그림과 설명으로 꿈같은 여행을 알려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곧 뵙기를 바라며.
성가대지휘자와 가족들!“

성가대지휘자부부가 다니고 있는 여행의 의미와 무의미에 대해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그 돈으로 기부를 했으면 신앙에 더 합당했을 텐데!”
“...자랑을 하다니. 그래서는 안 되는데. 성가대지휘자부부라면 더 나은 모범을 보여야지!”
“조용히 다녀왔어야 했어. 그렇게 떠벌리는 것이 아닌데.”

그들이 집으로 돌아와서야 교회는 그 집 자녀들의 효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녀들이 그들 부모에게 여행에 대한 모든 경비를 선사한 것이었다.
(고전 6:12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내가 아무에게든지 제재를 받지 아니하리라, 고전 13장4-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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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을 위해 모두가...

학생들의 모임시간도 거의 끝나갔다. 모두 함께 앉아 소금과자를 먹거나 테이블축구를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던 중에 먼저 갈 사람들이 일어섰다.
“이따 차 함께 타도되니?”그녀가 물었다
“그래. 그렇지 않아도 두 자리가 남아 있는데... 이십분 뒤에 밭 앞에서 출발하려고 해!”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자동차자리가 모두 차고 차는 학생들 대부분이 살고 있는 교외방향으로 달려갔다.

첫 번째 사람들을 내려주었을 때 그가 기분 좋게 물었다.
“이제 네가 한 번 몰아볼래?”.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그런데 난 아직 운전면허증이 없는걸!”
남학생은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며 말한다.
“정말? 그거 너무 오래 걸린다! 운전면허 시작한지 벌써 까마득한 것 같은데?”그녀가 당황하며 미소 지었다.
“그래. 그냥 마지막 도로주행시간을 하지 못했어...”
“그럼 지금 방학 때라도 하지 그래?”
놀라며 그가 물었다.
“그럼 많은 시간동안 무엇하니?”
그녀는 괴롭게 대답한다.
“나 지금까지의 비용을 내려고 아르바이트해”
이제 그가 당황한다. 그는 그녀 가족의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녀는 단순히 마지막 주행시간과 면허시험을 보기 위해 필요한 돈이 없는 것이다.

그는 화제를 바꾼다. 그녀가 살고 있는 곳으로 접어들 때까지 오늘 있었던 학생모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가 집으로 가는 동안 한 가지 생각을 떠올린다. 곧바로 다음날 아침 학생담당전도사와 몇몇 친구들에게 전화를 한다. 그가 한 제안에 다들 흔쾌히 동의하고 용돈을 보탠다.

약 두주일반 후 그녀는 운전교습강사에게 전화를 받는다. 지난번 그만 둔 교습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그녀는 의아해하며 아직 돈이 없다고 말한다.
“무슨 돈이요?”
강사가 친절하게 물으며 말한다.
“벌써 완전히 지불했는데요. 시험비용까지! 분명히 좋은 친구들이 있나 보군요.”
(갈 6:10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