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돈에 관한 글들을 읽으면서 교회 안에서 만연해 있는 맘모니즘에 관해서 좀더 깊이 공부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으면서 맘모니즘이나 물질주의, 물량주의라는 말들을 많이 사용하지만 실제로 이 단어들이 사전에 잘 나타나지도 않고 구체적인 연구가 없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아주 큰 신학사전에도 맘모니즘이나 물량주의라는 단어에 대한 언급이 없고, 이런 주제에 집중해서 씌어진 책이나 논문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래 글은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찾은 글입니다. 많이 얘기 되던 것이긴 하지만 잘 정리된 글이라 생각되어서 퍼왔습니다.(한국기독교장로회 회보 1999.12월호)

한국교회에서 맘모니즘을 온전히 극복하고 물리칠 수만 있다면 하나님께서 참 기뻐하시는 교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부분에 힘을 쏟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교회개혁과 맘모니즘
이 정 석 <전 기청 전국연합회 회장·전 EYC 총무>
이 시대에 교회의 사명은 진정 무엇인가? 이런 물음이 우습다. 그러나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이런 상황에서 새로움의 단초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서 교회가 21세기를 말한다는 것이다. 왠지 거북스럽고 어지럽기까지 하다. 결코 한국교회는 21세기라고 새로워질리 없는데…… 오늘에서야 교회개혁이라는 말을 중히 여기며 떠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대에 따라 접근법에 차이가 있었을 뿐 내용에 큰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교회가 맘몬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교회는 맘몬으로 치장된 황금송아지와 같은 것이다. 한국교회에 만연한 맘몬의 현상을 살펴보고 교회 개혁의 과제를 찾아보고자 한다. 1. 기독교 윤리의 고갈 현상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교회가 함께 부유해졌고, 그 과정에서 온갖 종류의 맘모니즘 양상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교회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한국교회가 너무 고급화, 귀족화되었다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선교사업이라고 하는 것들은 교회유지를 위한 활동이다. 엄격히 따져보면 교회 외적 선교사업은 10%를 넘지 않는다. 교회에서 영적이고 도덕적 가치는 점차 주변으로 밀려나 형식만 남았다. 맘모니즘에 물들어 물질을 탐하고 물질가치에 사로잡혀 기복적이고 도구적인 신앙에 젖어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한 한국교회, 자신이 받을 복에만 연연하고 이웃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랑도 모르고, 실천을 게을리했던 한국교회는 이젠 위기라고 본다. 한국인의 다수는 한국교회가 참진리 추구보다는 교세확장에 관심이 많고, 선교단체 본래의 뜻을 상실하고 있으며, 헌금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재산문제로 다투는 일이 많으며, 교파분열이 많다고 보고 있음이 갤럽조사 기관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교회가 갖는 특성과는 달리 사회적 공신력이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적이다. 금융기관이 목회자에게는 신용을 문제삼아 대출을 해 줄 수 없다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 물량주의 물량주의는 한국교회에 강력한 영향을 주면서 그 전개과정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신도수, 교회건물의 크기, 연간예산 액수, 헌금의 규모, 목회자 사례비와 승용차 모델에 이르기까지 물량적 지표들이 목회의 성공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보다는 눈으로 보이는 것[物]을 중요시하고, 수치로써 환산할 수 없는 질적인 것보다는 수치로서 환산할 수 있는 양적인 것[量]을 선호하는 태도가 짙게 한국교회에 깔려 있는 것이다. 교회는 성장주의적 물량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의 좌절이라든지 사회적 경쟁과정에서의 소외, 늘어난 물질적 욕구충족으로 인한 자연의 훼손, 실업 문제와 인간적 관계의 상실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는 관심을 둘 수가 없다. 3. 기복신앙 물량주의는 기복을 띤다. 복의 중심은 금전이며, 바로 헌금이다. 물질적 축복이 교회에서 행해지는 축복의 중심이다. 헌금은 복을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중세기 교회처럼 면죄부는 팔지 않으나 헌금을 많이 내면 물질적 축복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을 설파함으로써 교인들에게 헌금을 더 많이 내도록 ‘권면(?)하고 있다. 모든 구실을 대고 걷을 수 있는 모든 항목에 헌금을 내라고 하고, 이에 대하여 복을 준다고 한다. 헌금은 이미 주신 하나님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에게 “더 많이 바치면 더 많이 주신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님의 신령한 축복을 이세상의 것과 거래하는 ‘상거래 행위’라 할 수 있다. 목회자의 설교 등에서 강조되는 헌금은 점차 기복 신앙의 도구라는 확신을 준다. 4. 신앙의 도구화 종교의 자유 속에서 신앙이 물질획득의 도구가 되고 있다. 수많은 무인가 신학교는 하나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무자격자들에게 돈을 받고 가짜 학위증, 목사 자격증을 파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교수진이나 건물도 없이 6개월, 1년 단기 코스로 목사를 배출해 내는 통신신학교까지 나타나고 있다. 교인들의 신앙을 성숙하게 만들기 위하여 필요한 영적 부흥회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부흥회로 둔갑하는 일도 허다하다. 교회의 관리와 운영의 성격도 제화의 획득과 축적이라는 경제적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는 측면에서는 기업의 목적과 동일한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교인수 증감, 교회의 수입 증대는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들의 능력으로 평가된다. 마치 평신도는 기업체의 주주들이 된 것처럼 목회자를 평가한다. 목회자는 교회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고객(교인)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5. 성직 매매 맘모니즘의 폐해가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성직매매라고 할 수 있다. 교회 선거는 신앙과 인격보다 물질에 의해 좌우된다. 일반 사회 정치판의 선거양태와 교회 선거는 결코 다르지 않다. 돈으로 매수하여 총회장이 되거나, 장로가 되거나, 이에 대한 보상으로 또다시 금품이 오고가는 경우도 흔하다. 향응이 제공되고 돈 봉투가 오간다. 투표권을 가진 이들에게 식사와 그들의 비중에 따라 부피가 각기 다른 돈 봉투들이 직간접으로 전달된다. 후보자들에게 돈을 달라고 줄서는 경우도 흔하다. 선거 과정에서 발생되는 금품과 향응을 기대하며, 총회 총대가 되려고 노회에서부터 ‘거래’를 하게 된다. 돈으로 사람들을 매수해서 교단장이 되려고 하는 일은 성령을 모독하는 성직매매의 전형적 사례이며 맘모니즘의 극치라 할 수 있다. 6. 무분별한 교회 건축 1920년대 미국교회처럼 80년대 이후 경제성장의 붐을 타고 상당수의 한국교회가 건물에 많은 투자를 하였고 또 신축중이다. 교인수가 늘고, 교회의 건축기금이 쌓이면 쓸만한 교회당을 헐어 새로운 교회당을 건축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교인의 신앙성숙과 훈련 등 교회의 본질적 사명은 뒤로하고, 외적인 모습만 치중하는 양상도 띄었다. 크고 화려한 교회, 기도원, 부속관 등 경쟁적인 건축 붐이 일면서 사회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교회는 실질적 필요에 의해 건축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회건축을 결정하고, 건축하기 전까지의 과정은 그리 썩 투명하다고 볼 수 없다. 교인의 민주적 참여 없이 담임 목사 개인의 독단적 결정에 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모험주의가 깔려 있다. 교회 건축을 투자의 개념으로 보는 경우다. 교회를 크게 지으면 교인들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신도시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용가리가 속빈 박제”가 되고 있다. 7. 교회가 교회 됨을 위한 노력 교회는 교회 밖의 사회 문제와 무관하게, 모순과 부조리, 부정과 부패로 가득 차 있는 세상에서 도피하여 안일한 개인구원과 축복만을 약속해 주는 구원의 방주로만 머물 것이 아니라, 교회 내에서 먼저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교회 문을 열어 세상과 대화하며 공동체적 이상사회 실현에 이바지해야 한다. 교회가 입을 꽉 다문 조개껍질처럼 사회와 담을 쌓고 하나의 광신적 게토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기독교는 산속에 파묻혀 도를 닦는 종교가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서 빛과 소금의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 종교다. 예수께서는 우리를 세상의 빛, 세상의 소금이라 하셨지, 교회의 빛, 교회의 소금이라 하지 않으셨다. 동질의 신앙공동체인 교회 내에서 빛과 소금이기 쉬우나 이질의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기는 쉽지 않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교회의 사명이 중시되어야 함에도 한국교회는 세상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있다. 인간다움 삶과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의 기준을 제공하지 못한 채,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어 가려 한다. 이런 모순은 없다. 교회는 물질가치, 금전가치보다 영적 가치, 정신적 가치, 도덕적 가치가 더 값지고 귀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고 이를 실천하며 이것을 사회에 전달하고 그 분위기를 확산시켜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첫째로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에도 회개해야 한다. 지난 시간 교회가 사회에서 재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음을 깨닫는, 교회가 교회 됨을 위한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교인수가 줄고 있다고 교인확장 마케팅전략을 세우기보다 교회의 기본을 세우는 일에 좀더 많은 시간과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기독교 정신, 기독교 사상이 고갈된 2천년대를 생각할 수 없다. 새로운 천년, 결코 교회개혁은 어눌한 말로 유행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