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대안들입니다:

<목사님이 누가 얼마를 헌금했는지를 모르시면 될 것>
<직분 심사 기준에서 헌금액을 제외하는 방법>

이 부분에 대한 목회자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군요...

그리고 "목회를 하는데 필요한 돈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모델( 필수 예산, 옵션 예산)이 필요하며, 필수 예산 및 옵션 예산을 현명하게 쓸 수 있는 시스템이 또한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에 공감하면서 한가지 실례를 들고 싶습니다. 한국교회와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른 한 미국교단의 예이지만, 그 "정신"에 있어서는 참고할 만한 것이 있어 소개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91년도에 미시건주 Grand Rapids, 칼빈대학에 연구원으로 잠시 체류하고 있을 때의 경험입니다. 한 미국 장로교단 교회 이야긴데요... 연말이 되면, 내년도에 교회가 필요한 예산안이 결정됩니다. 그리고 담당 장로가 그 교회 등록교인들에게 세금고지서를 요구합니다. 이걸 통해서 교인들의 소득을 파악하지요. 그리고 그 소득 형편에 맞추어 각가정마다 내년도 contribution의 최소액을 결정하여 통보합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정해준 금액에 맞추어, 형편에 따라 헌금을 합니다. 그리고 그 헌금에 기초해서 교회를 운영해 가지요...

아마도 이 제도가 한국에 도입되기는 불가능할 겁니다. 한국교회는 공동체 의미가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한국 크리스천들은 전반적으로 공동체일원으로 권리와 의무를 다해야 되는 책임의식이 매우 희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율'을 더 좋아하지요. 그러므로 이런 시스템 운영은 부작용이 더 많을 것입니다. 횡적인 유대감이 적은 한국교회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헌금은 하나님에게 하는 것이다!라는 신학이 강조되지 않으면 헌금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한 미국 장로교단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공동체 정신"이 아닌가 합니다. 공동체 의식이 있으면, 자신이 속해 있는 교회의 지체로서 자신이 감당할 만큼의 금전적인 기여를 해야되는 것은 상식이 아닐까요? 교회가 공동체 의식이 있으면, 성도의 형편에 따른 교회운영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공동체 의식이 있다면, 지금처럼 교회사역과 성도의 삶이 따로 움직이지는 않겠죠.

저는 한국교회가 물질주의에 짓눌리게 되는 이유가 역설적으로 헌금에 과도한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무조건적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거"라는 주장이 오히려 철저한 헌금의 개인주의화를 낳고, 교회에서도 헌금 많이 하는 사람을 신실한 성도로 판단하게 되는 물량주의로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지 못한 성도들은 신앙생활을 늘 죄의식 가운데서 방황하게 하고요. 

오히려 헌금의 공동체적 의미, 즉 우리 공동체가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나는 그 공동체의 일원이기 때문에 주어진 '책임'으로서 나의 형편에 맞게 헌금을 해야한다라는 생각이 더 "영적"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런 공동체적인 차원에서의 헌금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개별 성도들의 헌금 물량에 대한 판단은 접어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