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훈 (사업, 행동하는교회, chan@n3corp.com)

 직업군이 어느 군에 속하더라도 나의 자유의지로서 나의 Job을 지정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귀한 직업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막연하다고 하실 지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가장 큰 신의 선물은 바로 자유의지라고 누군가가 말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기억납니다. 제게도 바로 그 요인이 작용합니다. 어떤 일이든지 신이 선물하신 자유의지로서 판단하고, 또 어떤 내용의 일이 되었던지 간에 자유의지가 충분히 일 내용을 결정할 수 있는 일이라 한다면 귀하다는 생각입니다. 즉 제게는 육체노동도 정신적인 노동도 직업의 귀천을 나누는 요인이 되지 않으며 어떤 일이든지 나의 자유의지로서 결정할 수 있다면 이미 귀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옳은 방향으로 나의 Job을 수행하는지 여부는 개인의 신앙에 따라, 또 하나님과의 대화시간의 차이에 따라 많은 수정과 상의가 필요하겠지만 일단은 신앙의 문제를 떠나서 가장 귀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직업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게 국한하여 그럴 수도 있겠지만 월급이 더 많은 대기업 식구들보다 구멍가게 사장이 좋다고 느끼는 일반적 견해를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겠나 하는 거지요.

세상이 선호하는 직업은 때에 따라서 그 종류가 다양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은 벤쳐 기업가들 보다 오히려 안정적인 공무원을 선호한다는데... 아마도 직업의 안정성, 더 구체적으로 수입의 안정성 때문이리라 생각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자유의지의 반영이 전혀 불가능하다면 아마도 천하지는 않더라도 귀하다는 생각이 안들거라고 여겨집니다.  

자유의지는 일을 하는데 있어서 흔히들 말하는 '소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옳은 방향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잘못되었을 때 과감하게, 그리고 자신있게 수정을 할 수 있는 소신이 각 분야에서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소신있게 일하다가 직장에서 일을 그만 두어야한다면 아마도 수입의 안정과 대치되는 국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입의 안정을 택하겠지만, 그 순간부터 그 직업은 귀하지 않게 전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지부동,' 소신을 버리고 수입의 안정에 비중을 두고 있는 많은 직업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그 직업이 공무원이든 사장이든 대기업 사원이든, 소신을 펼칠 수 있는 특별한 직업이 있는 게 아니라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자기 직업을 - 그 직업이 설령 풀빵을 파는 리어카 장사라고 하더라도 - 귀하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 아무리 멋진 직업처럼 보여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면서 야합을 하고 복지부동을 해서 인정을 받는다면 결국 그 직업은 천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즉, 직업의 귀천은 분명히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직업 자체가 아니라 그 Job을 수행하는 각자에게 달려있다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이런 면을 생각해 볼 때, 좀 더 주체적인 인격들이 많이 필요한 요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는 민주주의의 원칙처럼 대다수가 인정함으로 어떤 직업군이 귀해지는 게 아니라 주체적인 인격이 소신을 바탕으로 하는 업무수행이 하는 일을 아름답고 귀하게 만드는 거라고 강하게 믿고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의지를 안정적인 수입과 바꾸지 말고 신앙과 소신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혹은 선택한 일들을 옳게 해 나갈 때, 우리의 직업이 - 무슨 직업이 되었든 - 소중하고 귀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