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약이 궁상이라구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상이변이 몹시 신경 쓰이는 사람. 그래서 조금이나마 ‘환경보호’라는 테마에 자신의 힘을 보태고자 애쓰는 주부가 있다.
“절약은 절대 궁상이 아니에요. 각 가정에서 조금씩만 아껴 쓰면 그 대가로 우리가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요?”

절약가정이라는 이름이 전혀 낯설지 않은 주부 김미경씨(46세).
그는 지난 2001년 에너지 시민연대가 ‘에너지 절약 1백만 가구 운동’을 발족할 당시 바로 그 모임에 등록하였고 지금까지 모범적인 에너지 절약 가정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절약이 몸에 배어 있어 무조건 아끼는 것도 필요하지만 단순히 아껴 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김씨는 기본적인 상식을 적용하지 않고 단순히 절약생활을 할 때와 에너지 절약을 체계화 한 이후를 비교해 보았는데 그 차이가 실로 놀라왔다고 한다. 
실지로 상식을 적용하여 절약생활을 시작한 이후 전력사용량이 그 전 달에 비해 약 40% 정도 줄었다고 말하는 김씨의 표정에 생기가 돈다. 그리고 그 이후 매월 15-20% 정도의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고 있는 그는 이웃 주민들에게도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절약의 전령사이다.
“저도 예전에는 단순히 소등하고 물을 받아서 설거지 하는 것에 만족할 때가 있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절약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아야 실천이 더 빛을 발하고 그 효과도 배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재미도 쏠쏠하다.

●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제품 사용으로 전력사용량 대폭 줄었어요

“먼저 각 가정에서 전용 멀티 탭을 사용해 보세요.”
김미경씨가 이야기하는 에너지 절약 방법을 들어 보자. 그에 따르면 전용 멀티 탭을 사용하면 대기 전력이 차단되어 전력소모량이 줄어드는 것 외에 여러 가지 부가 이익이 발생한다고 한다.
김미경씨는 멀티 탭을 사용하면 대기전력에서 방출되는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도 같이 차단되므로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안전문제도 마음 놓을 수 있다고 한다. 즉 전기가 차단되므로 인해 화재발생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에너지 절약 운동으로 손꼽는 또 다른 방법은 모든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반드시 에너지소비 효율 1등급을 선택하는 것.
“믿지 않으시겠지만 제가 냉장고를 예전에 사용하던 것 보다 배 정도 용량이 큰 것으로 바꾸었는데 전기 요금은 오히려 반으로 줄었어요.”
김미경씨는 그 모든 것이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으로 바꾼 결과라고 한다.
그리고 가정에 있는 전등도 모두 고효율 전등으로 교체하고, 전열기구의 사용은 대폭 줄였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먼저 아이들의 동의를 구했어요. 저 혼자만 아끼고 절약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잖아요.”
김씨 가족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벌금통 활용. 가족 모두 화장실이나 각자의 방에서 나올 때 반드시 전등을 끌 것.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집에다 별도의 벌금통을 비치해 놓고 이곳에 벌금을 넣게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수돗물 사용도 마찬가지. 양치할 때 컵을 사용하고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한 물은 버리지 않고 기타 허드렛물로 재활용하도록 약속을 했다. 물론 김미경씨 본인도 약속을 못 지켰을 경우 똑같이 벌금을 내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그 약속이 잘 지켜져 그 달에 사용한 전기나 수도요금 등 각종 공과금이 많이 줄었을 경우에 성과금(?) 형식으로 아이들에게 용돈을 조금 더 올려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 이웃 아이들과 함께 실천하는 승강기 이용에서의 절전

그는 절약운동을 가정에서 끝내지 않았다. 아파트 13층에 살다보니 승강기 이용이 그에겐 항상 숙제였다.
“같은 동에 사는 아이들과 약속을 했어요. 함께 승강기를 탔을 경우 먼저 탄 사람의 층에 함께 내려서 몇 층 걸어가는 방법을 택한 거죠.”
그러나 나중에 타도 짐이 있으면 그 부분은 서로 조금씩 양보해 짐을 들은 사람의 층에서 내릴 수 있도록 융통성을 적용했다.
물론 함께 탄 사람이 층수 차이가 많이 나면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않는다. 아래 위 2층 정도만 적용. 이 약속에 이웃 아이들은 흔쾌히 응해 주었고 지금도 그와 함께 타면 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그리고 승강기에서 지키는 약속 또 하나는 ‘절대 문 닫기 버튼은 사용하지 않기’다.
김미경씨는 아이들과 이 약속을 맺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했고 그리고 당위성을 설명해 주었다. 문닫기 버튼을 누를 경우에 소모되는 전기의 양과 승강기가 오르내리는데 드는 비용, 그리고 승강기 문을 한 번 개폐할 때 마다 발생하는 전기사용량 증가  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 해 주었다. 그리고 번번이 그 약속을 지키려 애쓰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도 사랑스럽다고 말하는 김미경씨다.

● 에너지 절약은 환경보호의 또 다른 이름이죠

“우리가 처음부터 유기농 야채를 먹은 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조금씩 몸살을 앓으면서부터 사람들은 더 자신의 건강을 챙기게 되었고 그러면서 점차 인체에 무해한 유기농 야채를 선호하기 시작하였다고 말하는 김미경씨.
그렇게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은 절약하는 일, 이 일을 각자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지구가 이토록 심한 몸살을 앓지는 않을 텐데 라며 안타까워하는 그는 에너지 절약 운동은 또 다른 의미의 환경운동이라고 주장한다.
환경을 생각하면 에너지 절약은 절로 이루어져야 할 시민의 또 다른 의무라고 말하는 김미경씨. 그는 이웃집을 방문하여 주부들끼리 모여 담소를 나눌 때도 항시 절전을 테마로 삼고 있어 그의  이웃 모두가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게 만드는 에너지 절약의 전령사이다.
그리고 그의 역할로 인해 각 가정에서 절전을 생활화 한다면 미래 우리 아이들의 터전도 지금과 같은 푸르름을 보장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