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에다 착취당한 느낌마저

                       Christoph Becker(독일 뒤셀도르프)

나는 항상 외롭고 소극적인 아이였다. 우리 부모님은 직업상 몹시 바쁜 분들이었고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8학년까지 항상 삐딱하게 나가던, 즉 수업을 방해하고 성적은 나쁜데다 반 아이들과는 자주 다투던 말썽쟁이였다.
   9학년과 10학년 때는 신앙이 좋으셨던 담임선생님으로 인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나는 일반 중학과정을 졸업하였기에 나를 선반공 과정에 보낸 것은 우리 부모님으로선 당연한 결정이었다. 그 과정을 밟는 중에 여러 분야가 연합하여 배웠기 때문에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그 후 한 작업장에 지정되었는데 그곳은 전혀 화합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 기간에 나는 갓 스물이 되었었는데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 결과로 2주간의 소년원형(刑)을 받았다. 일터에서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갇혀 있는 동안 내 삶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과정을 마친 후 나는 한 회사에서 천공기술자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의 동료들은 전에 제빵사나 도살업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었던 능숙한 일꾼들이었다. 나는 그들 중 유일하게 금속공일을 처음부터 시작했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실이 제도에 대한 실망을 가중시켰다. 나는 당시 "너는 제도에 반항하지만 너 역시 제도의 한 부분이다." 라고 생각하였다. 실망감은 더 쌓여갔다.
   결국 나는 해고되었다. 또는 내 계약기간이 끝나버렸다. 그 후로 3주간 실업상태였다. 선반공으로 계약직을 얻었지만 석 달 반만에 일감 부족으로 다시 해고되어 5주간 실업상태였다. 그 후 선반공으로 한 회사에 고용되었는데 동료들은 임대노동자들이었다. 넉 달 후 다시 일감 부족으로 해고되었다. 그 후 노동관청으로부터 모두 3번의 일자리를 제공받았다. 그 첫 회사에는 빈자리가 없었고 두 번째 회사에는 사진을 붙인 이력서를 제출하였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고 세 번째 회사에서는 불법으로 일해야만 했다. 현재 나는 4개월이나 실업자 신세인데 직업교육을 받은 때부터 지금까지 무방비상태로 착취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약 반년 전에 함께 교육을 받았던 옛 친구를 만났다. 그는 그 동안 적극적인 그리스도인이 되어있었다. 나는 그것을 알아채고 그 주제는 피하려고 하였다. 그 때까지 교회에 대해서는 단지 부정적인 경험과 인상만을 갖고 있었다. 우리 부모님으로부터는 세례와 성찬을 제외하고는 하나님에 대해 어떤 자극도 받지 못했었다. 세례와 성찬도 조부모님의 압력에 의한 것이었다. 학교에서 종교는 일반적인 면으로만 다루어졌었다. 12월 말 나의 영적인 상태는 비참했다. 그 때 앞에 말했던 친구가 찾아와 나를 누가교회의 대화모임에 초대하였다. 나는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여기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이 말만 요란하거나 부활절과 성탄절에 교회에서 보여지듯 세상과 동떨어진 경직된 이중도덕이 아니라 생생하게 삶에 적용되는 것이었다.
   1월말 한 예배에서 하나님께 나를 맡기고 싶은 욕구를 처음으로 느꼈다. 그 후 하나님께 대한 신뢰가 확고해졌다. 지금 나는 내 삶의 의미를 찾았다. 나는 더 이상 되는대로 살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곳에서 돕는 일을 한다. 노인들을 위해 교회버스로 음식을 나른다. 노동관청에 기대를 걸지도 않는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일 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