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쉼터와 대변자가 되고 있는 "안산노동자센터"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대표로 계신 박천응 목사님의 글과 자원봉사에 관한 글을 게재합니다.

출처: http://www.migrant.or.kr

외국인노동자와 함께 또 같이 살아가기

박 천응 목사 (안산 외국인 노동자 센터 소장)

1. 이주노동자와 성서의 이주현상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또 같이 살아가기'는 한국교회와 성도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우선 과제이다. 성서에서 이스라엘의 이주 형태를 보면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정상적인 생활에서라기보다는 특수한 상황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이들의 이주를 유형별로 보면 첫 번째는 아브라함과 같이 하나님의 계시에 의한 이주이다. 아브라함 후손의 족장들은 주위의 다른 민족과 구별지어서 '히브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히브리는 강 건너 온 사람을 뜻하는 말로 큰 강 유프라데강을 건너온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경제적 요인이다. 가나안에 기근이 들었을 때 목축에 필요한 풀과 물을 얻기 위하여 목초지를 따라 이주를 한 경우로 룻의 이야기가 그러한 경우이다. 세 번째는 사회적 요인이다. 야곱이 에서를 피해 밧단 아람으로 가는 경우랄지, 요셉의 아버지 야곱의 가족이 애굽으로 초대된 것 등이다. 네 번째로는 정치, 군사적 요인이다. 앗수르와 바벨론의 침공으로 이스라엘과 유다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간 경우나, 바벨론 포로 이후 사방으로 흩어진 디아스포라의 경우 등이다. 성서에서 살펴 본 이주 노동자의 경우는 대부분 자기가 살던 땅에서 안전이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이주였다는 것이 현대 외국인 노동자들의 국제 이주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2. 이주자에 대한 성서의 권리 보장

    성서는 이주하는 사람을 주로 나그네 혹은 객으로 묘사하면서도 그들의 권리 보호에 대하여 명령으로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나그네는 본토인과 외국인 사이에 존재하며 정치, 경제, 기타 다른 이유로 고국을 떠나 외국 땅에 정착해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 나그네인 이주자들은 본토인들이 누리는 권리와 특권을 가지지 못한다. 나그네는 보통 경제적 약자로 땅도 없고 가난하였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족장들과 모세도 나그네였다. 나그네인 이주자들은 자기가 가서 살고 있는 부족과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기 때문에 쉽게 착취와 압박의 대상이 되었다. 이스라엘이 이주자로서 많은 차별과 고통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이주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성서는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도록 명령하고 있다. 학대하거나 차별하지 말며(출22;19), 휴일에는 쉬도록 하게 하고(출12;19), 임금체불을 하지 말며(레19;13), 추수 때 남은 이삭을 나그네가 먹을 수 있도록 놔두는 경우(레19;10, 신명 24;19-21), 지방의 3년 십일조를 받아 배고픔을 면하도록 하였으며(신명14;28-29), 차별 받거나 소외당하지 않도록 사막의 환대법에 의해서 (창18:3) 성서는 이들을 보호하였다. 특히 성서는 너희가 과거에 나그네였고 땅이 없는 착취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던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출23;9) 성서는 이와 같이 하나님의 명령으로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도록 간곡하게 요청하고 있다.

3. 한국교회의 이주노동자와 함께 또 같이 살기

    한국교회와 성도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하여 '선교나 자선, 교육의 대상'으로 분리하지 말고 우리의 이웃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동네 사람으로 '함께 또 같이 살아가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 속에 계신 예수를 바라 볼 수 있어야 하며 이들에 대한 교회와 성도의 역할에 대하여 조금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심판 날에 심판자가 좌우 편에 선 사람들을 두고 평가를 내렸다. 가난하고 굶주리고 옥에 갇히고 병들었을 때, 먹을 것을 주고 돌보아 주고 찾아 본 것 즉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예수님에게 한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마25;40) 이러한 의미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21세기의 문턱에서 한국 사회를 찾아 온 지극히 작은 자 이다. 곧 외국인 노동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우해 주는 정도에 따라서 지극히 작은 자에 대한 관심과 양심의 척도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살아가기의 연습은 전혀 다른 세계와 문화 속에서 살았던 성도들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예행연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국적이나 신분에 의한 차별과 배제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한 형제요 자매만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또 같이 살아가기'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는 신앙의  진실 찾기의 시험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들소리신문 제959호 / 2000년 12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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