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성경번역선교회 GBT의 소식지인 '난곳방언으로' 2008 3/4월호에 실린 칼럼을 옮긴 것입니다.

                         GBT행정 및 개발부대표/ 윤누가 선교사

 

성경을 번역하는 것은 단순히 한 언어로 기록된 것을 다른 말로 옮기는 것 이상이다.

성경번역의 질은 번역자의 본문 이해와 번역하려고 하는 언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 평가된다. 근본적으로 기록은 그것이 기록된 문화와 역사적인 상황 가운데 만들어 진다. 따라서 정확한 번역을 위해서는 성경의 기록된 언어뿐 아니라 그 본문이 기록되던 당시의 역사적인 상황과 문화를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그가 번역하려고 하는 언어와 그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현장의 문화와 역동적인 상황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바른 번역이 가능하다.

성경번역은 자신의 말로 기록된 성경이 없는 지역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성경은 끊임없이 각 시대의 삶의 현장에서 번역 되어야 한다. 교회는 세상에 성경을 번역하는 공동체라 할 수 있다. 1966년부터 끊임없이 서구의 기독교 세력이 2,3세계의 기독교세력에게 그 자리를 내어놓아야 할 때가 곧 올 것이라고 예언하였던 82세의 엔드류 월스가 한국을 방문하였다. 그의 예언대로 현재 2,3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전세계 그리스도인의 60%를 넘어섰다. 그의 말대로 선교의 주 세력이 서구에서 비서구로 바꾸어져 가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는 "기독교역사는 다른 나라와 문화의 경계선을 넘으며 달리는 릴레이 경주와 같으며 현재 바통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교회가 가지고 있으며 한국교회가 그 선두에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선교적 열정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사회문화의 변화 속에서 계속 변혁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을 그가 쓰는 표현을 빌린다면 번역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씀이 성육신으로 번역된 것처럼 교회도 세상의 분화와 사회 속에 자신을 번역함으로써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여러 가지 새로운 기대로 가득하다. 경제적인 회복은 물론이고, 삶의 전반이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더욱이 몇몇 사람들은 장로출신 대통령의 정부는 기독교의 성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까지도 한다. '2008년 교회는 어떻게 성경을 번역해야 하는가?'가 오늘날 우리의 과제다. 현대의 무신론자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히치스는 '자비를 팔다'라는 책을 통해 우리 시대의 성인이라고 추앙받았던 마더 테레사에 대하여 극적인 비판을 쏟아 놓았다. 마더 테레사는 고아들과 거리의 걸인, 가난한 자와 죽어가는 행려병자들을 팔아 명예와 돈을 긁어 모았다는 것이다. 그 비판의 핵심은 구제사업을 위해 어떤 돈이든 끌어다 사용하였다는 것이고, 부정한 돈의 기부자들을 옹호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극단적인 무신론자의 단순한 비난으로 넘기기에는 너무나 뼈가 있는 말이다. 혹 우리는 '진리'를 팔지는 않는가, '부흥'을 팔지는 않는지, '선교'를 팔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더욱 한국을 방문한 엔드류 월스의 '번역'이라는 말이 새해를 시작하는 키워드로 마음에 새겨진다. 미전도 종족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과제와 함께 우리의 삶으로 성경을 번역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