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도에 대한 기대치]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을 단순히，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교인이 되고 지역교회의 활동에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한 삶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제자도의 본질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단체에 헌신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사람이 교회 건물 주위를 맴돌면 그는 자연적으로 그리스도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그가 온전히 예수님을 따르고 있다고 추정할 수 없다. 좀 더 선명한 선포와 헌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지역교회에 참여하여 신앙고백을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이러한 행위는 교회라는 기관으로 들어가는 분명한 시점을 마련해 주기는 하지만， 신앙고백을 하는 모든 사람이 제자도의 차원에서 그리스도를 따르겠다는 개인적인 헌신에 뿌리를 둔 것은 아니다.

바른 것을 믿고， 바른 대답을 하고 지역교회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든 것이 반드시 제자도를 좇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제자도인가?

이제 우리는 성경으로 돌아가서 교회가 생기기 전， 예수님 당시에 그의 제자가 되는 것이 의미하던 바를 살펴보자. 갈릴리로 가서 이 작은 로마 식민지의 먼지 나는 길을 걸어가셨던 그 선생을 좇아가 보자.

“갈릴리 해변에 다니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 하는 시몬과 그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니 저희는 어부라 말씀하시되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저희가 곧 그물을 버려 두고 예수를 좇으니라

 거기서 더 가시다가 다른 두 형제 곧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이 그 부친 세베대와 한가지로 배에서 그물 깁는 것을 보시고 부르시니 저희가 곧 배와 부친을 버려 두고 예수를 좇으니라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저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에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마4 :18-23). 

첫째로 예수님은 오늘날 교회에서 통용되는 기준과는 다른 선택의 기준을 갖고 그의 사역에 가담한 사람들을 택하셨다. 그는 한 사회의 탁월하고 유복한 지도자나 신학교 졸업생을 부르지 않으셨다. 그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무리를 부르셨는데 그 중의 대부분은 유대 사회의 주변을 맴도는 하급의 사람들이었고 그 중의 일부는 우리가 교회에 받아 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그는 어부뿐 아니라 세리와 정치적 혁명론자들도 부르셨다. 랍비의 학교와는 달리 예수님은 그의 제자들 중에 여자들도 포함시키셨다. 그는 또한 아이들과도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내셨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은 뭔가 운동(Movement)을 일으킬 반한 특별한 교육이나 명성이 없는， 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향해 그를 따르라고 부르신 것이다. 그가 궁극적으로 믿음의 장래를 맡긴 사람들이 바로 이 무리의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은 지금도 교육 정도나 능력 또는 배경에 관계없이 평범한 사람들을 부르고 계신다. 예수님은 우리의 본질과 분리될 수 있는 어떤 것에 관심이 있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신 것이다.

그를 따르도록 우리를 부르신 예수님은 우리의 은사를 주말에나 이따금 사용하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다. 그는 우리의 삶을 원하신다. 베드로와 안드레는 그것을 이해하였다. 야고보와 요한, 그밖에 우리가 성경에서 결코 만나본 적도 없는 수십 명의 남녀들도 그것을 깨달았다. 예수님은 우리가 그에게 모든 것을 드릴 것을 기대하셨다.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및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14 : 26 27)고 그는 말씀하셨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부르셨지만 그의 부르심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주일에 잠깐 모임에 참석하거나 전도단을 돕기 위해 몇시간 자원 봉사를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그물을 내려놓고， 직업을 그만두고， 가족을 떠나 그를 따를 것을 기대하셨다. 그는 그들이 십자가를 질 것을 기대하셨고， 필요하다면 십자가 위에서 죽는 것까지도 기대하셨다. 이것이 제자도이다.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별로 없고 극히 미비한 헌신 정도에 만족하는 오늘의 교회들이 십자가를 지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사람들은 굉장한 시간과 정력을 들여 예수님이 말씀하신 바를 현실적으로 그의 참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으로 설명하려 하고 있다. 예수님은 극단주의자이고 우리는 온건주의라는 견해는 일리가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입장은 그가 일부 ‘영적인’ 영역에서만 극단적인 것이 아니고 모든 영역에 있어서 극단주의자라는 입장이다.”라고 죤 알렉산더 (John Alexander)는 말하였다. 

그리스도의 첫 추종자들과 같이 철저하게 그를 좇는 사람들에게서 그리스도가 기대하시는 바는, 모든 부차적인 것을 내려놓고 제자가 되는 이 일을 삶 전체의 명제로 삼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순회하며 그리스도를 전하는 선교단이 되기 위해 실제로 직업을 떠나는 것을 의미할 지도 모른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멕시코시티나 캘커타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사역에 생을 드리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우리 모두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예수님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와 그의 의제(agenda)를 우리 삶의 한복판에 두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첫 제자들을 부르신 이래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그의 의제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오늘도 병자를 고치고 갇힌 자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하라는 도전을 받고 있다. 제자로서 우리 모두는 바로 지금, 우리의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적극적으로，그리고 계속적으로 변화를 낳아가라는 부름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이 이 특별한 부르심에 응할 수 있는가?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우리는 하나님이 살아계시며 우리를 이끌기 위해 사랑으로 팔을 뻗고 계심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일단 하나님께 향하기로 결정을 내렸으면 우리는 탕자와 같이 과거로부터 돌이켜야 한다. 회개를 통해， 우리를 파괴한 모든 것과 우리의 삶이나 인간관계들로부터 돌이키며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신 그분을 통해 우리 죄에 대한 용서와 새로운 시작을 발견해야 한다.

바울은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르실 것이라’’(빌1 :6)고 확증하여 주었다. 당신이 이제껏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가 되겠다는 결정을 한 적이 없다면 지금 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다만 기도와 고백과 헌신으로 그리스도를 향하는 것뿐이다. 진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가 제자로서 성장해 가는 면에 도움을 받도록 하라.

“자신을 내어 놓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있어서 최대의 해방이다. 하나님 나라를 먼저 구하라. 그리하면 당신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더하시리라”고 스탠리 죤스(E. Stanley Johnes)는 주장하였다. ‘예수님은 농담을 하신 것이 아니다. 우리가 생명을 얻는 길은 생명을 버리는데 있다.’ 하나님은 우리 존재의 모든 세포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만드셨다.

우리의 아버지와 이웃을 위해 우리의 생을 내어 놓을 때 하나님은 본래 우리에게 의도하셨던 온전하고 기쁨이 넘치는 하나님의 나라 시민으로 우리를 변화시키신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주권에 우리의 삶을 내어 맡기는 이 일은 경건주의적인 삶의 한 영역으로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예수님은 철저하게 우리의 모든 인간관계와 자원， 우리의 직업과 미래 즉， 우리의 전 삶을 그의 주권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신다. 

예수님이 활동할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제자도가  치루어야 할 값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얻기 위해 모든 소유를 포기한 소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개인적인 구원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는 일에 그와 함께 일하는 협력자가 되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에 사로잡히고 지배 받는 것이다”라고 짐 월리스(Jim Wallis)는 설명하고 있다. 

“구원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건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우리와 세상을 동시에 변화시키기 위해 도래하였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의 죄 값의 상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우리 삶의 양식이고 정의(definition)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침투해 들어가는 새로운 질서의 수단 그 자체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참으로 우리 자신뿐 아니라 세상까지 변화시키기 위해 임했다면 우리는 확실히 우리 자신의 개인적인 구원보다는 훨씬 더 큰 무엇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좇는 그리스도는 끊임없이 하나님 나라에 관해 말씀하셨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웠다. 천국이 우리에게 매우 가까이 임했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그는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눅12 : 32)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제자로서의 삶에 힘을 공급해 주시겠다는 약속도 주셨다. 성령께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실 것이고……진리의 성령이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요16 : 8, 13)라고 약속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란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16 :33)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으로 인해 능력을 부여받는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특별한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라고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하나님의 나라는 무엇인가? 그의 첫 제자들에게 “천국을 먼저 구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의 제자도는 하나님의 천국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