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독일의 한 자유교회연합에서 발간하는 잡지 'Perspektive' 작년 2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앞으로 이후 3월에 실렸던 글들도 연재하여 부활절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Andreas Buergin

 
부활절? 2월에 부활절이라니(이 글은 Perspektiven 2월호에 실렸다-역자 주) 좀 이른 것이 아닌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지금이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다음과 같은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다. 몇 년 전 나는 부활절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설교가 막 끝나고 우리는 마지막 찬송을 불렀다. "지금이 벌써 부활절이었단 말인가?" 하고 나는 자문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최고의 축제가 벌써 지나갔단 말인가?" 지난 주간 종려주일, 세족목요일, 수난일(성금요일)이 그저 슬렁슬렁 지나갔고 그 어떤 날도 나는 모른 채 지나갔다. 내가 기대를 갖고 기다렸던 유일한 것이라곤 긴 주말이었다.

그리고 이 부활절예배 또한 내게 이 축제의 엄청난 아름다움이라든가 영향력을 보여줄 수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셨습니다! 주님께서 세상의 죄를 지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이것이 내게도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이 말들 중 어떤 것도 내게 와닿지 않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누구에게 그 책임을 전가할 수 없었다. 예배가 그리 특별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루하다거나 내용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 문제는 다른 곳에, 바로 내게 있었던 것이다.

직업과 가정과 교회에서의 많은 의무들이 나를 완전히 사로잡고 있었고 나의 삶의 속도가 고개를 숙인 채 바쁘게 한 주를 보내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나는 반복되는 일상의 크고 작은 도전들에 다가오는 축제를 위한 시간과 공간이 존재할 수 없도록 허용하였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수님의 속죄의 죽음의 진리는 분주함과 사무실에서의 일정과 학교성적에 대한 걱정과 부활절휴가와 여름휴가를 보내는 방법에 대한 토론에 밀려났다. 시간도 힘도 수용력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스위치를 변경하여 부활절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이 한마디로 실패했던 것이다.

준비-욕구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이와 같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갑자기 결과가 닥치고 또 지나가 버리고 해결된 것으로 X자가 쓰여질 수 있다. 준비 없이, 의식적인 내용 없이 나는 더 이상 내게 중요한 것을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 나는 살아지고 더 이상 내 삶의 형성자이기보다는 구경꾼이다.

나는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가 변화되어야만 했다. 그 다음해부터 나는 다르게 행동했다. 나는 더 많은 시간을 내어 수주일 전부터 부활절에 대한 생각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작년의 경우 다양한 부활절의 국면들을 다루면서 부활절 축제를 준비해 갔다. 성 금요일에는 강렬한 장면들로 그리스도의 육체적 고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았다. 부활주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5시 30분 예배에 참석하였다.

효과가 없지 않았다. 이미 오랫동안 그렇게 부활절이 내게 가까왔던 적이 없었다. 이미 오랫동안 그리스도의 희생의 크기와 의미가 더 이상 내게 분명하지 않았었다. 이 사랑은 실제로 그리고 아주 개인적으로 내게 필요했다. 이 또한 오랫동안 더 이상 그렇게 강하게 느끼지 못했었다.

교회력은 준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대강절 기간에 우리는 의식적이고 집중적으로 성탄절을 준비한다. 부활절을 위해서도 기독교 전통은 준비기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 고난과 금식의 기간이다. 비록 우리가 이를 단지 부분적으로만 그리고 변형된 형태로 보낼지라도 이것은 준비의 욕구가 존재함을 나타낸다.
 
나의 기회-시간을 비축함
이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 달 잡지(Perspektiven, 독일의 자유교회연합에서 발행하는 잡지-역자 주)의 특별기획으로 부활절 전 8일 동안 예수께서 행하시고 경험하셨던 내용을 담은 각각의 짧은 글을 소개하기로 하였다. 이 글은 당황함으로 부활절을 맞는 대신 부활절을 준비해 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도울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급한 속도를 쫓아 살도록 강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결정을 내려야만 하고 끝없이 많은 느낌들을 작업하고 평가해야만 한다. 이것들에 굴복되지 않으려면 우리 속사람의 욕구들을 채우기 위한 시간을 의식적으로 마련해야만 한다.

다음 호 잡지는 부활절 수 주 전에 발행되므로 이 자리에서 미리 다음 호를 받자마자 열어서 일찌감치 부활절 준비를 시작하도록 여러분을 초청하고 싶다.